가을비
東林 곽춘진
가로수 은행잎 노랗게 물던 거리
단풍잎 시샘인 양 붉어 간다
둘이 걷던 그 길 혼자되어 걷는다
허전하더라 그건 정말 아니더라
비에 젖는 내 가슴만 후비더라
바람맞은 가을비에 후두둑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 줄줄이 우산 덮친다
이 비 거치고 나면
찬바람 불겠지
은행잎 단풍잎 앞서거니 뒤서거니 떨어지고
혼자인 나도 바람되어 낯선 길 휘졋겠지
어느 거리 한 모퉁이에
노란 은행잎만 쌓이겠지
단풍만 뒹굴겠지
가을비 어느 날의 추억하나 쌓이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