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시詩
곽춘진
한번 만남에 하나의 추억
그 추억을 뒤돌아 보는
차 한 잔의 시간을 마련하고
살아온 긴 날 추슬러 본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날 보다
겪어보지도 못했고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을지도 모를
남은 날이 더 아득하지만
다 가보지도 않고
무거운 추억을 만들려나
나는 무엇으로
그 지나온 날들을 살았을까
여기까지도 먼 날들이기에
다 놓고 가려는데
아직도 같은 달력에 의지한 채
몸살 잔뜩 앓고 매달려 있는 날 처럼
안스럽다. 11월은.
잊고 있었네
만나서 지나온 사연 담은 열 달
사랑과 그리움과 미련을 안고
멈춰 선 자리
남은 날들의 침묵
지나온 만큼 되돌릴 수 없는 날들이기에
기다리지도 보내지도 못하는
그냥 서버린 달이 11 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