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 솔새김남식
고온 다습한 날씨로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쬐고
밤에는 심한 더위가 지속하는 열대야가
며칠째 사람을 정말 못 살게 한다.
선풍기를 틀고 팔자 늘어진 모습으로
소파에 누워 있어도 바람의 열기는 아랑곳 않는다.
이럴 때 한 줄기 소나기를 기다리거나
태풍이 와주길 바라지만 기대는 항상 빗나간다.
해마다 여름이면 다가오던 수많은 태풍도
어느 해부터인가 소멸되었다
여름이라 더운 게 당연한 사실을 못 받아들이고
구시렁거리는 이 중생(衆生)의 욕을
천지신명은 바가지 채 들어도 싸다.
더위도 아랑곳없이 TV에 코 박는 하숙집 아지매!
애들이 부르는 트로트 노래 화면에
몰입해 있는 모습이 導人처럼 신기해 보인다
더위를 식혀 줄 한 줄기 빗줄기가 그립건만
파란 하늘 위에는 아무 기색도 엿보이지 않는다.
모기에게 줄 사약을 싣고 소독차가
하얀 연막을 품으며 골목길을 지나가고
창밖으로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집으로 오는 길목 어귀에서
옥수수를 쪄서 파는 아줌마는 얼마나 더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