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끝자락에서 한해의 끝자락에 서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요즘 나는, 우리는 잘 지내고 있는가. 몸은 무탈한가, 마음은 너무 지치지는 않았는가.” 세월은 참 공평합니다. 누구에게나 하루 스물네 시간을 주고 아무 말 없이 흘러갑니다. 붙잡을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지요. 돌아보면 잘한 일보다 부족한 일이 더 먼저 떠오르고 이룬 것보다 놓친 것이 마음에 남습니다. 그러나 인생이란 완성된 답안지가 아니라 계속 써 내려가는 연습장 같은 것입니다. 올해도 크고 작은 아픔 속에서 몸을 챙기고, 마음을 다독이며 여기까지 오셨을 겁니다. 그 자체로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것도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손길, 말없이 지켜준 사람들, 그리고 우리가 미처 다 헤아리지 못한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무엇보다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몸이 평안해야 마음도 숨을 쉽니다. 큰 욕심보다는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는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세월 앞에서는 겸손하게, 인생 앞에서는 정직하게. 그리고 은혜 앞에서는 감사하게.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ㅡ이의선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