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이도 불러야 합니다.”
두산 베어스의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이승엽 감독은 치열한 내야 센터라인(2루수·유격수) 경쟁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2024시즌 후 주전 3루수 허경민(KT 위즈)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이적했고, 유격수 김재호(SPOTV 해설위원)는 은퇴를 선언했다. 양석환이 지키는 1루를 제외한 내야진을 전면 개편할 수밖에 없는 두산이다.
주전 2루수였던 강승호가 3루로 이동했다. 3루 경험이 있기에 빠르게 적응했다. 그러나 2루수와 유격수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로선 시범경기까지 치열한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비활동기간에도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며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은 오명진을 비롯해 2년차 여동건과 신인 박준순, 이유찬, 박준영, 박지훈 등이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감독은 연습경기를 통해 다양한 포메이션을 실험하고 있다. 두산 내야수들은 24일 히무카구장에서 여러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했다. 빠른 발을 지닌 다른 팀 타자들의 이름을 부르고, 플레이가 이뤄져야 할 시간을 정해 긴장감을 높였다. 특히 2루수와 유격수는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포지션인 만큼 수비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해 팀 유격수 중 최다이닝(434.2이닝)을 소화한 박준영은 현재 미야코지마 2군 캠프에서 훈련 중인데, 시범경기에 맞춰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준영이가 얼마 전에 첫 라이브를 했다고 하더라”며 “좀 더 빨리 실전에 들어갔다면 다음 주부터 부르려고 했는데, 아직 한 경기도 나서지 않아서 일본 사회인야구팀과 2차례 연습경기 이후 시범경기에 맞춰서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준영이가 건강하다면 2루수도 가능하다”며 “(오)명진이와 (박)준순이, (여)동건이를 보고 있는데, 준영이가 들어온 상황에서도 한번 지켜봐야 한다. 그만큼 옵션이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지난해 확실한 주전 유격수를 보유하지 못했다. 박준영, 전민재(395이닝·현 롯데 자이언츠), 김재호(326이닝), 이유찬(103이닝)이 돌아가며 그 자리를 책임졌다. 유격수를 고정하지 못한 데 따른 아쉬움이 컸다.
이 감독은 “유격수는 자주 바뀌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준영이가 잘하다가 한 번씩 잔부상을 당해 자리를 비우면, 또 포지션을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지금 (이)유찬이도 유격수로 잘해주고 있고, 2루에 어떤 선수가 자리 잡을지도 봐야 한다. 아직 약 3주의 시간이 있으니 더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등록시간: 2025-02-26 10:5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