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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25·포항 스틸러스)의 A매치 데뷔전은 자신의 예상보다 빨리 왔다. 설렘과 아쉬움이 공존했지만, 아버지 이기형(51·옌볜 룽딩 감독)의 주문을 지키려고 애를 썼고,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호재는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후반전 교체로 투입돼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활발한 움직임과 골을 향한 집념으로 가능성을 보여주며 3-0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후 이호재는 “이렇게 첫 경기부터 A매치 데뷔전을 치를 줄 몰랐다. 홍명보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공격수로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데뷔전은 어느 정도 잘 치렀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에서는 꼭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호재는 이날 후반 19분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를 대신해 투입돼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중국이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공간이 열린 상황, 이호재는 골문 앞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기회를 노렸다. 후반 25분과 36분 두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지만, 상대 수비에 막혀 데뷔골은 아쉽게 무산됐다. 그럼에도 과감한 움직임은 눈에 띄었다.

이호재는 아버지의 조언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현역 시절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캐넌 슈터’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 감독은 이호재와 ‘부자’ 국가대표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호재는 “경기 전 아버지께서 내게 ‘긴장하지 말고 골문 앞에서 많이 움직여라’고 조언했다. 그 말씀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어느 정도는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이호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민규,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등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야 내년 북중미월드컵 발탁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20경기 8골·1도움, 포항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 중인 그는 이번 대회 해외파 차출이 없는 틈을 타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얻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데뷔전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골문 앞으로 들어가는 의지는 보여준 것 같아 만족스럽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해 아쉽다. 다음에는 그런 의지뿐 아니라 직접 마무리까지 해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9일 홍콩, 15일 일본과의 대회 2·3차전에 이호재의 발끝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용인｜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사등록시간: 2025-07-08 06: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