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뉴스 - 여성포털이지데이

손흥민(33·LAFC)이 떠난 뒤에도 토트넘의 행보는 거침없다. 우려와 달리 공격 루트가 다양해지며 한층 완성도 높은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리버풀의 힐 디킨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에버턴을 3-0으로 완파했다. 센터백 미키 판더펜의 멀티골과 미드필더 파페 사르의 쐐기골이 터지며 완승을 장식했다. 토트넘은 3위(5승2무2패·승점 17)로 올라섰다. 에버턴은 14위(3승2무4패·승점 11)에 머물렀다.

새 구장으로 이전한 뒤 홈에서 5경기 무패(3승 2무)를 달리던 에버턴의 분위기를 토트넘이 완벽히 끊어냈다. 특히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발휘한 토트넘은 전반 19분과 전반 추가시간, 두 번의 코너킥 상황에서 판 더 펜의 연속 헤더골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후반 44분에는 파페 사르가 헤더로 쐐기를 박으며 토트넘의 상승세를 굳혔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 판더펜은 경기 후 “한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건 처음이다. 믿기지 않는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현지 기자들이 “토트넘 수비수가 한 경기 멀티골을 기록한 건 12년 만”이라고 하자 그는 “그 기록을 깼다니 영광스럽다”며 웃었다.

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감독도 판더펜의 활약에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시즌 그에게 ‘올해는 헤더로 골 좀 넣자’고 농담처럼 말했는데, 오늘 두 골이나 넣었다”며 “어려운 원정에서 완승을 거둬 정말 기쁘다. 전반전 플레이는 완벽에 가까웠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손흥민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흥민 이적 당시 많은 이들이 공격력 약화를 우려했지만, 오히려 토트넘은 공격의 다변화에 성공했다. 사비 시몬스, 모하메드 쿠두스, 브레넌 존슨 등 2선 자원들이 빠르게 적응하며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프랑크 감독의 전매특허인 빠른 공수 전환과 조직적인 압박이 팀 전체를 하나로 묶고 있다.

클럽의 체질 개선도 순항 중이다. 30개월간의 징계가 끝난 파비오 파라티치가 복귀해 요한 랑에와 함께 공동 스포츠 디렉터 체제를 구축했고, 24년 동안 구단을 이끌었던 다니엘 레비 전 회장이 물러나며 피터 채링턴이 비상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새 CEO 벤 카테샴은 아스널에서 15년간 경험을 쌓은 인물로, 올 4월 부임 이후 구단 운영 전반에 혁신을 이끌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사작성시간: 2025-10-27 08:3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