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말로만 누구든지 하던 빈자리란.......
참 말로만 빈자리가 어떤 것인지 잠깐 여행 다녀오면
듣던 이야기 있을 때는 모르겠더니 없으니까 웬지 훵하니
바람 부는 듯하다고 항시 하셨던 그 말씀
그냥저냥 듣고 웃고 지나치고 했는데 이제는 아니 지금은
먼 길로 자리 찾아 하느님의 곁으로 떠나시고 나니까
정말로 계시던 그 자리가 엄청나게 엄청나게 큽니다.
항상 곁에 계시며 걱정해주시고 항상 마음 써주시며
너희들이 아무리 나이 먹고 어른이라 하고 손자 손녀들 있고
에헴 하지만 내 게는 항상 어리고 불안하기만 한 자식이란다
정말 집에 들어오면 잘 다녀 왔느냐 점심은 잘 챙겨 먹었느냐
항상 하시며 하루를 그저 자식들 걱정하시며 내가 하는 일이
뭐 있느냐 그저 밥이나 축 내며 항상 가족들 오늘은 잘하고 있나
무슨 일 없이 잘 지내고 오겠지 하는 것이 일리라고 하시면
무뚝뚝하게 퉁명스럽게 할머니 증조 할머니 걱정 마시고
할머니나 걱정하셔요 할머니 건강이 가장 걱정입니다.
말들은 그리하지만 마음은 무엇인가가 불만에 찬듯하게
퉁명스럽게 한마디 하고는 방으로 쏙 들어가면 끝이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저녁 식사를 같이 하게 되면 웬지 모를
적막감으로 서로들 대화하던 것이 없이 밥만 부지런히 먹고는
각 자들 자기기 방으로 재빨리 들어 가버린다.
그러면 거실은 다시 조용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집같이 바뀐다
항상 같이 계시니까 건강하시니까 했던 내 생각에 가슴을
쥐어 짜며 후회하지만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가족들은 서로 들 우애하며 서로 들 대화도 많이 하고 자주
자리를 같이들 하는 시간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하시던 말씀이
귀에서 뱅뱅 돌며 죄스러움에 두 손을 잡습니다.
말로만 늘 하시던 말씀 있을 때 가족들끼리 한번이라도 함께
자리를 같이하는 것이 습관화 되면 참 좋겠구나 하신 말씀이
매일 앉아계시던 그 자리를 바라보면서 그 빈자리가 이렇게
커다랗게 가족들 모두에게 크게 다가와
자리한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말로만 빈자리라는 것은 그냥 지나치고 넘기지 말고
머리 속에 깊이 담아두고 항상 생활에 함께 해야겠습니다.
그 빈자리는 살면서 누구나에게도
자리가 될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